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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장 젊은 우리YOUNG차 (지은이: 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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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노래 Almost There (From "The Princess and the Fr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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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어학원 스피치대회가 있는 날. 자전거를 타고 놀이터 주위를 맴돈다. 매일 오던 학원 근처의 놀이터. 나도 여러 번 연습했고, 오늘 시간에 맞춰 왔다. 부모님은 일하러 가셨다.
“I have a dream.”으로 시작되는 꿈에 대한 스피치.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 선생님이 되고 싶다. 정도의 꿈이었을 거다. 완벽하게 대본을 외우진 못했고, 양손을 높이 펼치며 큰 소리로 외치는 마지막 부분이 어색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볼 상황이 불안하고 두려웠다. 내가 틀리면 깔깔대며 웃을 것만 같았다. 평소에 신나게 뛰놀던 놀이터가 지금은 공포스럽고 불안한 장소가 되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조용히 집으로 갔다. 찜찜했다. 그리고 이때가 가끔 생각났다. 아마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포기가 아니었을까.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많은 사람 앞에서 네 이야기를 해 볼 수 있는 기회야.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떨리고, 단어나 문장이 생각나지 않아도 괜찮아. 종이를 보고 읽어도 괜찮아. 불안하고 무서울 수 있어. 괜찮아. 웅변 발표를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더 크게 해줬더라면. 실수에 대한 두려움보다 도전을 멋지게 생각했다면. 가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때 나의 도전을 막은 건 완벽하지 못할 거란 두려움일까? 바보처럼 보일까 하는 생각일까? 나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눈 때문일까? 혼자 있어야 하는 외로움이었을까?
다행인 것은 초등학교 때 책에서 본 캥거루와 코알라 덕분에 ‘언젠가 호주에서 직접 동물들을 보고 싶다’던 아이는 스무 살이 넘어 호주에 가서 외국인과 대화하며 영어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 만난 친구와 대화가 재밌어서 여권이 든 캐리어를 버스에 두고 내릴 만큼.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발표는 어렵다. 바보처럼 보일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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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다, 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춘 작가의 작품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2024년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돋움]> 사업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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