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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 (지은이: 안온 / 장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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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나의 목표는 오직 꼭짓점에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믹서기에 갈리는 블루베리처럼 나선을 그리면 내려오는 것이다. 나는 하루종일 찡그린 얼굴을 보고 더욱 찡그리다 내려왔다. 그건 불행을 받아들이는 방식 같은 것이다. 방파제에 이름을 빼앗긴 테트라포트처럼 나는 저게 뭐야로부터 이름을 잃었다 그러나 기어코 따라다니는 그림자, 소리 없는 발걸음. 너는 나를 잊고 보드를 탄다. 너의 콧구멍으로 나의 다리가 머리가 오줌이 들어가면 너는 보드에 내려 나처럼 백사장을 아등바등 긴다. 갯강구의 시체로 가득한 모래를 파헤친다. 그래 맞아 내 이름은 갯강구, 탐정이다. 너는 마취총을 맞은 유명한처럼 헤롱헤롱 하루종일 파도에 시달리다 별 유명하지도 않은 네 집으로 돌아간다. 등허리에 나를 달고 나의 입술 나의 똥 나의 오줌 나의 주름을 달고 그것들을 하수구로 죄 씻어버린 줄만 알고 폭신한 침대 그 아래 사는 진드기들, 무차별 박멸에 이름을 빼앗긴 큰다리먼지진드기 세로무늬먼지진드기에게 나의 각질을 밥으로 준다. 그러면 걔네는 스프링 사이로 유연하게 파도를 타고 가까이 가고 싶어. 이봐 사람, 당신 이름은 뭐야? 외친다 너의 귓바퀴 그게 걔네의 꼭짓점 나의 잃어버린 꼭짓점 파도 반짝반짝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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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다, 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춘 작가의 작품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2024년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돋움]> 사업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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