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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 (지은이: 안온 / 장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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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着)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 꿈은 전부 어디로 갔을까. 이불을 개고 세수를 하면 지난 밤은 느낌만 남는다 나를 자라게 한 꿈들은 전부 악몽이었지. 등장인물은 기억나지 않지만. 가끔 익숙한 빵 냄새가 나는 처음 보는 빵 가게를 보면 아, 저기서 내 악몽을 벚꽃 깍지에 끼워 짜는구나 싶었어. 사람들은 자기 꿈을 달콤하게 바르고 케이크처럼 살잖아. 간밤에 끙끙 앓았던 기억들은 전부 이불 밑에 숨었는데 활기찬 얼굴로 포크를 놀리며 있잖아, 내가 어제 꿈을 꿨는데 말이야, 누가 나왔는데, 정말이야, 하며 파편의 기억을 조각조각 떠먹으니까. 착하게 살아야지, 착한 사람이 이기는 거다 가르쳤던 선생님은 얼마나 나쁜지. 악몽을 꿔도 소리 한 번 못 지르고 컸어 하루가 지난 빵들은 가게에서 빨간 빵끈으로 묶어 판다 착한 척하는 거지. 저 샌드위치는 어제의 칼로 잘려 오늘에서야 반듯해졌다 그러니 내일까지는 팔겠다는 심보. 내 악몽도 그렇게 뭉텅이로 사라진 거 아닐까? 나는 카스테라처럼 축축한 내 등을 본 적이 없지만, 거기 팔리다 만 악몽이 갈색 껍질이 되어 붙어 있을 거다. 벅벅 등을 긁다가 난 착해지는 거 관심 없어. 케이크에 꽂은 꽃들은 맛도 없는데, 진짜 별로면서 가지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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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다, 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춘 작가의 작품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2024년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돋움]> 사업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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