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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지은이: 시환 / 장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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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여름비가 내렸다 서둘러 했던 일들은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일기예보와 다르게 비는 비켜갔고 엄마의 죽음은 비켜가지 못했다

우산을 준비한 날 비는 오지 않았고 우산을 두고 온 날 비는 주체없이 내렸다 일기예보를 원망했다 우산없는 내가 싫었어도 우산을 원망하지 않았다 비 오면 아무도 오지 않았다 비 맞는걸 싫어하지 않았다

모든 계절이 서둘러 오고 갔다 이런 세상에 아직 적응중이다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쉽게 능숙해지지 않았다 어쩌면 능숙해지기 전에 또 끝날지 모른다

그래도 헤매인다 서투른 발이 서둘러 온 비에 젖어도 서두르지 않고 나의 속도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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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다, 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춘 작가의 작품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2024년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돋움]> 사업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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